序 文 … i
企劃論文: 역사 교육과정에 나타난 현대
프랑스 역사교육의 제도화와 현대사 중심 교육의 의미
金 楨 仁 … 1
프랑스인들의 자국사에 대한 열정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이 예외적인 현상은 프랑스의 오랜 역사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프랑스 대혁명 동안 프랑스인들은, 새롭게 건설된 국가의 주권자인, 시민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혁명기의 이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기까지는 100년이 넘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대혁명 이후 각 정부는 민중의 지지를 통해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역사교육을 확대시켜갔다.
본문에서 우리는 각기 다른 세 관점을 교차시켰다. 먼저 공교육의 원칙에 근거하여 초등, 중등 단위의 학교들이 체계화되는 교육제도사, 이 학교 체계에서 역사교육이 제도화되는 역사교육의 역사, 그리고 자국의 역사를 서술하는 역사학의 역사라는 세 가지 차원을 종합시킴으로써 우리는 프랑스 역사교육이 제도화되고 현대사 중심의 역사교육과정이 자리 잡게 되는 과정을 살필 수 있었다. 사실 이 과정은 프랑스가 근대국민국가로서 정체성을 형성하는 과정이었으며, 역사교육을 통한 프랑스의 국민형성은 대혁명을 현대의 새로운 기점으로 삼아 국민적 통일성을 형성하는 공화정 체제의 정당화 과정이었다.
일본에서의 ‘현대’ 개념 변천, 1947-2018: 『학습지도요령』 분석
嚴 昭 貞 … 33
본고는 일본에서의 ‘현대’ 개념 변천과 그 역사적 맥락을 고등학교 사회과 (1989이후 지리역사과) 『학습지도요령』 분석을 통해 궁구한다. 『학습지도요령』은 문부과학성이 초·중·고등학교의 교육 과정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 약 10년마다 개정하여 발간하는 일본 정부의 핵심적 공식 문서이다. 본고는 그 개정판들의 ‘현대’의 기점과 본질을 비교 분석함으로써, 일본 정부의 공식적 역사 인식의 변화 양상과 추이를 논한다.
본고는 분석 시기 면에서 이전 연구들이 가졌던 한계, 즉 특정 시기만을 다루거나, 추이를 보더라도 패전 이후에서 1990년대까지만 보던 것을 보완한다. 본고는 1947년부터 2018년까지를 다루며, 이 기간 동안의 『학습지도요령』 개정판들을 시기 순으로 따라가며 분석한다. 이로써 현대 일본의 공식적 역사 인식의 변화 흐름을 일관하여 전체적으로 그려내고, 그 속에서 최근 일본의 역사 인식이 갖는 의의와 앞으로의 진행 방향에 대해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
분석 결과, 본고는 『학습지도요령』내 일본의 현대 개념 변화를 크게 다섯 시기로 구분한다. 첫 시기는 1947년판과 1951년판, 두 번째는 1956년판, 세 번째 시기는 1960년판, 1970년판, 1978년판, 네 번째는 1989년판, 1999년판, 2009년판,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 시기는 2009년판의 일부 수정과 2018년판이 나온 시기이다. 본고는 각 시기의 성격을 전후 신(新)일본의 ‘자기반성’, 냉전 속 ‘자기회복’ ‘탈전후’, 고도 경제 성장 속 ‘자기강화’, 대외 마찰 속 ‘자기방어’, 아베 정권기의 ‘자기확대’로 규정한다. 이는 각 시기의 현대 개념 규정과 그 변천 양상을 당시의 국내외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배경 속에서 규명한 결과이다.
현대 일본의 공식적 역사인식의 전체적 흐름과 특정 변화 시기의 맥락을 중요시하는 본고의 작업 방식은 사상사뿐만 아니라 역사교육면에서도 의의를 가질 것이다. 교사들은 현대 일본의 중요한 역사적 사건들을 일정한 흐름 속에서 가르침으로써 일본 현대사를 효과적으로 요약 전달할 수 있을 것이고, 현재 일본이 서 있는 역사적 맥락도 보다 긴 흐름을 갖고 파악하여 학생들이 현대 일본을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批評論文
현재주의(presentism)의 대두와 ‘현재사(history of the present)’
宋 忠 起 … 65
우리나라에서도 이제 현대사가 정착했고, 일반적으로 고대사, 중세사, 근대사에 이은 하나의 시대사로 인식된다. 일반적으로 현대사에서 다루는 시기는 이제 1945년 이후의 시기까지 내려왔고 현재 2000년 이후의 시기를 다룬 연구도 많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사 가운데 한 세대가 채 지나지 않은 아주 가까운 과거는 역사적 흐름이 완결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새로운 연구방법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성과는 지지부진한데 그 근본적인 이유는 역사학에서 변하하는 현재의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재주의가 대두하면서 이러한 문제점은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와 더불어 벤야민의 역사방법론처럼 시간적 순서에 따르지 않은 새로운 개념을 통해 현재를 다루는 방법을 모색되어야 한다. 요컨대 이제 현재에 아주 가까운 과거는 시대사에서 정립한 방법론이 아닌 방법론에 의해 연구되어야 한다. 현대사가 아닌 현재사는 하나의 시대적 범주로서 다루기보다는 문화사나 여성사처럼 일종의 주제사로 파악하려는 방향전환이 요구된다.
論 文
‘다중시각의 역사수업’, 개념과 가치 충돌의 해결 방안
姜 鮮 珠 … 87
본고는 역사교육계 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국내외에서 ‘다원적 관점’ 내지는 ‘다중시각(multiperspectivity)’를 어떻게 정의하여 사용하고, 그 용어를 통해 어떤 이념적 지향을 표방하는지 혹은 윤리적 문제를 어떻게 다루는지 검토했다. 한국의 역사교육 연구자들은 다원적 관점을 ‘다양’, ‘다원’, ‘다문화’를 같은 의미로 혼용하여 다원적 관점을 설명했다. 그런데 국내에 소개된 독일 이론과 유럽의 이론가들은 다중시각을 역사방법론에 기초한 역사수업 설계 전략으로 설명했다. 유럽에서는 유럽평의회(European Council)나 유로클리오(EUROCLIO) 등 유럽의 국제기구들이 국가나 민족, 문화 집단 간의 갈등을 해소하고 주변화된 집단들을 가시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다중시각에 주목했다. 역사교육에서 다중시각은 신역사(new history)이론에 기초하여 서로 다른 증언이나 주장들을 검토할 수 있게 사료들을 제시하고 역사탐구를 설계하는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을 통해 종래 하나의 민족이나 지배 엘리트의 보편주의적 시각에서 탈피하여 복수의 시각에서 역사적 사건들이나 역사 내러티브를 분석할 수 있게 수업을 설계하도록 했다. 그런데 역사수업에서 다중시각을 적용하여 운영할 때 학생들이 자신의 정체성에 기초하여 사건을 평가하면서 서로 다른 가치들이 충돌할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에는 다원적 다중시각, 통합적 다중시각, 학문중심교육적 다중시각이 있다.
활동·사료·탐구 중심 역사 수업을 견인하는 교사 요인 탐색
李 美 薇 … 121
역사 수업 개선에 대한 필요성과 이를 추구하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렇지만 아직 중등교육 현장의 역사 수업이 충분히 개선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최근 역사 수업과 관련하여 여러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는 속에서 본 연구는 역사 수업에 변화를 가져오는 여러 요인 중 교사 요인에 초점을 맞추고, 경력, 역사학, 역사 교과에 대한 교사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특히 역사 교사가 이상의 세 요인과 수업의 관계를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지를 분석하여 역사 수업에 변화가 어떻게 나타나는지에 접근하고자 하였다.
세계사 교과서 현대사 단원의 학생 활동 분석
金 貞 玢 … 159
본고에서는 현대사 교육의 특징과 의의를 밝히고 현대사 교육과 사료 학습의 중요성을 환기하고자 하였다. 이를 통해 현대사 수업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사료의 중요성과 교과서 속 사료 제시 방안 대해 살펴보았다. 또한 우리 세계사 교과서 4종의 현대사 단원의 학생 활동의 특징을 분석하고 개선할 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또한 미국 세계사 교과서 2종의 현대사 단원 구성 중 원사료를 활용한 학생 활동 사례를 통해 학생 활동 구성 방안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려 하였다. 현대사는 끊임없이 사료가 생산되는 시기이며, 다양한 해석과 평가가 계속되는 시대이다. 이러한 특징과 관련하여 그 어느 시기보다 현대사 교육은 사료 활용 수업이 중요하다 할 수 있다. 그러나 단순히 사료를 제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료를 직접 읽고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과정을 경험할 수 있는 활동 과제를 제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사료를 통해 다른 관점의 사실이 있음을 알고 이에 대한 다양한 평가와 판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하는 그 자체도 중요하다. 신문과 뉴스, 잡지와 같은 생생한 1차 사료를 많이 활용하고, 저자의 집약된 설명이 아닌 사료 자체를 수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캐나다의 어두운 과거사 기억하기 - 인디안 기숙학교를 중심으로 -
具 蘭 憙 … 191
이 글은 캐나다 기숙학교라는 어두운 과거사가 이슈화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기숙학교는 유럽 캐나다인에 의해 자행된 식민주의 동화정책의 극단적 사례로, 오랜 침묵과 은폐를 넘어서 화해와 기억의 역사로 재구성되고 있다. 어두운 과거사의 인정과 가해 책임을 바탕으로 화해를 모색하는 가운데 정착자 식민주의라는 캐나다적 특수성을 극복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은 ‘대화와 상호관계성’, ‘화해 과정의 불완전성 공유’라는 새로운 지향을 제공해주고 있다.
첫째, 기숙학교의 공적기억화를 통해 과거의 역사가 현재 이슈로 재생되는 관계성을 유지하고 서로 대화한다. 둘째, 역사교육과 사회적 이슈가 서로 조응하고 보완되고 있다. 정치담론에 의해 봉합된 선언적 결과가 교육에 이식되는 것이 아니라 교육문제의 논의가 사회적 이슈의 형성과 해결 과정의 중요한 축을 이루며 양자는 상호 소통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관계성을 유지하는 동력은 화해의 불완전성을 인정하고 완전한 단계를 지속적으로 추구하려는 인식을 공유하는 데 있다. 또한 기숙학교의 이슈는 해당 역사상에 대한 문제만이 아니라 그것을 다루는 역사학습 방법에 대한 문제를 제안함으로써 어두운 과거사의 논의를 확대하고 있다.
캐나다가 추구하는 지속 확산적 지향은 진실화해위원회의 활동이 기초가 되었으며 피해 당사자의 적극적인 폭로와 증언이 동력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기숙학교의 사례는 서발턴의 자기 재현 가능성에 주목하는 새로운 영역을 제공해주고 있기도 하다
書 評
이인석, 『역사 선생님도 믿고 보는 이인석 한국사』1-3, 서유재, 2020
宋 致 中 … 235
彙 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