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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사

敎育은 필경 교실과 교사를 통한 하나의 실천이다. 교육에 이념과 이론의 수립이 긴요치 않은 바가 아니나, 실천을 도외시하고 현장에 맞지 않는 이념이나 이론은 한낱 空念佛에 불과한 것이다. 일선의 각과교육면에 더 큰 주의와 관심이 집중되어야 할 것이다.

해방 후 民族의 更生에서 교육의 중요성이 충분히 자각되고 새로운 교육의 사상과 이론이 팽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새 교육의 성과가 이처럼 지지부진한 것은, 이 교육의 실천면이 과소평가되고 교육을 계획하는 중추부와 교육을 실천하는 말초부의 연결이 未及한데 그 過半의 원인이 있지 않은가 한다. 여기에는 정책면의 결함도 없지는 않겠지만, 교육의 실천자인 일선 교사들의 책임도 없다고 못할 것이다. 이런 느낌은 우리들의 영역인 역사교육 분야에 있어 더욱 절실한 바가 있다.

생각하면, 일제의 식민지 교육하에서 가장 虐待를 받아 온 것은 역사교육이었다. 자민족의 역사가 무참히도 말살되고 정책적인 사실의 날조와 왜곡이 자행되고, 심지어 우리들은 역사교육자의 자격까지 박탈당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일제의 질곡에서 벗어나 역사교육의 자주성을 회복한지 十有一年! 그동안 우리들이 성취한 것이 무엇인가를 自問해 볼 때, 실로 慙愧를 금할 수 없다. 그동안 역사교육을 둘러싸고 제기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었으니 거기에 대하여 우리들은 얼마나 착실히 생각하였으며 과연 원만한 해결책을 주었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신생국가에 적응할 때 교육이념의 확립조차 못 본 채 과거의 체계와 방법을 대부분 무자각적으로 답습하고 있는 현실이 아닌가. 여기에는 당국자의 역량부족도 문제이겠지만, 대개가 위로부터의 지시에만 의존하고 官製 방침이면 無批判하게 받아들이려는 일선 교육자의 책임이 더 크다고 할 것이다. 민주주의는 서로 발언하고 의견하고 비판하는 가운데 생존하는 것이다. 한때 논의된 사회과의 통합문제라던가 새로운 교육과정의 제정 등 중요한 문제에 관하여도 奇異하리만큼 일선 교사들로부터 어떠한 反響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이다. 우리는 입으로 민주주의 교육을 외치면서도 실제로는 唯唯服從의 일제시대의 墮性을 답습하고 있지나 않은가. 이와 같은 바람직하지 못한 상태를 조속히 止揚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역사교육의 새로운 국면을 기대하기는 困難할 것이다.

일선 교사들의 동지적 결합인 歷史敎育硏究會의 發會의 이유가 여기 있는 줄 안다. 同會는 발족한지 일천하나 이미 수 차의 발표회와 좌담회를 거듭하여 적지않은 성과를 거두어 오던 중 이번에 그 사명에 더욱 충실하기 위하여 회보로서 本誌를 발행하게 된 것이다.

內外情勢가 갈수록 複雜微妙해지는 국가적 현실에 비추어 각과교육 중에서도 역사교육에 부과된 책임은 더욱 가중되어 가고 있는 줄 안다. 本誌가 아직은 이처럼 약소하나 다행히 앞으로 諸位의 협력과 지원을 얻음으로써 더욱 성장하여 우리 나라 歷史敎育의 전진을 위하여 커다란 寄與가 있기를 빌어 마지 않는 바이다.

김 성 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