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文 … I
企劃論文: 일제강점기 지역 철도와 지역사 연구의 새로운 모색
조선철도 慶北線의 부설과 경상북부 지역사회의 변화
金 希 眞 … 1
이 글은 조선철도주식회사의 경북선을 사례로 삼아 그 부설과 운영 과정에서 드러나는 지역 사회의 모습을 살핀 글이다. 경북선은 경상북부 지역 개발을 목적으로 허가되어, 1920년대에서 1930년대 초반에 걸쳐 부설되었으며 노선은 경부선 김천역에서 갈라져 안동에 이르는 대표적인 경부선의 지선철도이다. 경북선의 개통으로 인해 경상북부의 지역 교통 체계는 형태적, 기능적으로 크게 변모하였다. 또 식민 권력의 지역 침투, 상품유통 구조의 재편, 전근대적 교통 수단에 의지하던 조선 상인들의 몰락 등이 동반되었다.
경북선 개통은 교통의 편리를 가져다 주었지만 지역 간에, 지역과 철도회사간의 갈등을 야기하기도 하였다. 경북선의 기점이 김천역으로 결정된 이후 종점인 안동까지 순차적으로 노선이 뻗어나갈 때마다, 새롭게 종점이 되는 도시와 이전의 종점이었던 도시 간에는 新舊 종점 갈등이 일어났다. 이러한 갈등은 소유주 조선철도주식회사의 운임 정책과도 맞물려 있었다. 조선철도주식회사는 지속적인 경영 이익을 보기 위해, 또 화물자동차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높은 운임을 고수하였다. 지역민은 고율의 운임 정책을 지속하는 조철을 보이콧하고 대안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대자본에 대항하여 변화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웠다. 또 적극적 조정자 역할을 방기하는 총독부의 태도로 인해 지역민의 염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철도역 답사 활동과 지역사 교육의 가능성 모색
金 泰 雄 · 高 翰 奭 … 43
지역사 교육에서 동네 철도역은 지역의 역사를 교수 학습하는 데 유용할뿐더러 학생들의 일상생활과 철도의 역사를 연계하는 주요 매개고리가 될 수 있다. 즉 철도역은 철도사가 지니는 막연하고 추상적인 거대 담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학생 개개인의 일상생활과 철도사를 구체적이고 미시적으로 연결하는 가교인 셈이다. 특히 전근대의 유물과 유적이 수량의 희소성과 연대의 유구성으로 인해 중시되어 보존 관리되고 있는 반면에 근현대 유물과 유적은 수량의 풍부성과 연대의 단기성으로 인해 폄하되어 방치되고 있는 현실에서 근현대 지역사의 산증인이자 장소로서의 동네 철도역에 대한 답사 활동은 학생들이 자신들의 일상적인 삶을 가까운 역사와 지속적으로 접속할 수 있는 창구라고 하겠다.
본고는 이러한 문제 의식과 지역사 교육의 방향에 입각하여 교사들이 동네 철도역 답사 탐구수업을 구안하는 데 필요한 과제 수행 전략과 정보 활용 방식을 제시하였다. 여기에서는 철도역의 기능과 역사적 성격에 따른 유형화 및 비교 분석, 관련 문헌과 시(청)각 자료의 입수와 활용 방안, 답사의 구체적인 활동 내용이 포함되었다. 물론 이러한 철도역 답사 탐구학습방안이 학교 현장에서 그대로 구현될 수 없다. 학교 여건과 교사의 관심, 학생들의 처지와 욕구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論 文
역사 실질 지식 연구의 동향과 과제
李 少 恩 … 81
본 글에서는 역사 실질 지식을 둘러싼 다양한 국내외 연구를 검토하였다. 2010년대 이후 역사 실질 지식이 역사교육계에서 새롭게 관심 받게 된 계기를 지식과 교육과정에 대한 사회적 실재주의 논의를 통해 살펴보았다. 이와 더불어 역사 실질 지식에 대한 여러 경험적 연구를 검토함으로써 역사 실질 지식이 학생들의 역사적 이해에서 수행하는 역할과 지니는 가치를 조명하였다. 그리고 한국의 역사교육 논의에서 역사 실질 지식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있는지 확인하고 추후 과제를 제시하였다.
역사 실질 지식은 역사교육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체로 단순히 암기해야 하는 대상으로 여겨지거나, 일반적인 기능 수행을 위한 단순한 배경 정보로 간주되는 경향이 있었다. 그렇지만 역사 실질 지식에 대한 최근 논의는 역사 실질 지식을 단순히 정보 축적의 대상으로 보는 접근에서 벗어나, 역사의 학문적 특성에 대한 이해와 엄밀한 탐구 과정을 거쳐 도출된 것으로 바라보아야 할 것을 역설한다. 그리고 이 둘러싼 학생들의 이해를 체계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제시되고 있다. 역사 실질 지식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폭넓게 확인할 때, 우리 역사교육 관련 연구에 대한 진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의 가야사 인식과 이미지텔링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중심으로-
鄭 善 花 … 121
이 글은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중학교 역사교과서와 고등학교 한국사교과서를 대상으로 가야사 관련 내용을 분석한 것이다. 분석 방법은 텍스트 네트워크 분석을 적용하여 키워드의 출현 빈도에 따른 핵심 내용을 도출하여 서술 분석의 기초로 삼았다. 역사교과서에서는 첫째, 가야는 삼국과의 관계 속에서 다루어지는 경향이 강하다. 이는 ‘삼국’과 ‘가야’의 동시 출현 빈도를 통해 확인하였다. 째, ‘백제’와 ‘가야’의 잦은 출현은 가야의 멸망을 설명하기 위해 동원되고 있었으며 다른 키워드와의 출현은 빈약하였다. 셋째, 가야사 관련 서술에서 빈도수가 가장 높은 핵심 키워드는 ‘연맹’이었다. ‘연맹’은 ‘중앙집권국가’와 상관관계를 가지며 ‘성장’, ‘발전’으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연맹’은 가야를 부여와 동일한 ‘연맹왕국’으로 기술하거나 ‘연맹왕국’에서 중앙집권국가로 성장하지 못하고 멸망한 나라로 기술하는데 동원된 키워드임을 확인하였다.
이상과 같이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가야사의 인식 형태를 정리하였다. 먼저 본문 서술에 나타난 가야의 이미지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첫째 가야의 국가 형태를 지난 10년간 발행된 역사교과서에서 연맹왕국으로 기술하였다. 소국 단계에서 연맹왕국으로 성장한 후 중앙집권국가로 발전하지 못했음을 모든 교과서에서 설명하고 있다. 둘째 가야를 연맹왕국으로 서술한 곳에서는 대부분 부여과 동일한 성격의 연맹체 국가로 서술하였다. 이는 연맹왕국의 개념 설명에서도 나타난다. 셋째는 가야의 멸망 과정을 독자적인 세력을 유지하거나 독자적인 정치 기반을 유지하여 중앙 집권화를 이루지 못한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동시대에 공존했던 고구려, 백제, 신라와 비교하여 부족하고 미약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
국제바칼로레아 디플로마 프로그램(International Baccalaureate Diploma Programme) 역사 교재의 질문 분석과 시사점
俞 得 順 … 177
본 연구의 목적은 새로운 교육과정과 교과서의 편찬을 앞둔 상황에서, 학습자의 사고를 자극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 질문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질문의 내용과 구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데 있다. 이러한 연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례의 하나로 국제바칼로레아에 주목하여, IB 교육과 IBDP 역사 교육과정을 간략히 살펴보고, IBDP 역사의 교재(The Move to Global War, 이하 『IBDP 역사교재』)의 질문을 분석하였다.
『IBDP 역사교재』의 각 단원을 구성하는 항목 가운데 질문으로 간주할 수 있는 것은 사료 연계 질문(종합 질문 포함), ATL에 따른 질문, TOK와 학급토론에 따른 질문 등이다. 사료 연계 질문은 1번부터 4번까지 정해진 문항 형식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시되며, 질문의 목적과 문제 해결 방향이 명확할 뿐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전적으로 사료에 집중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ATL에 따른 질문은 학습자에게 필요한 역량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여 그에 따른 질문을 제시하는데, 학습자의 사고와 탐구를 강조하며, 학습에 필요한 역량을 범주화하고 역량별 질문의 고른 개발을 안내하는 등 교수・학습의 전략적 측면에서 의미를 지닌다. TOK에 따른 질문은 지식의 생성 과정을 성찰하며 전 단원에서 역사 학습의 본질에 관한 물음을 던지는데, 이는 역사 학습의 전 과정에 ‘역사하기’가 스며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교재 전체의 질문 구조에서 사료 연계 질문과 ATL에 따른 질문이 기초단계라면, TOK와 학급토론에 따른 질문은 일종의 심화 단계로 기능한다고 볼 수 있다.
각 질문의 특징과 이에 기반한 시사점 도출을 바탕으로, 본고는 새로운 교과서의 편찬 및 현장 수업에서 질문 개발에 관해 다음을 제안하였다. 첫째, 학습의 목표와 방향에 초점을 맞춘 일정한 질문의 형식(유형)을 사전에 개발할 필요가 있다. 둘째, 역사 학습의 본질을 토대로 ‘역사다운 질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셋째, 단원(주제)이 질문의 구조 속에서 단계화되도록 수업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IBDP 역사 교재와 우리나라 교과서를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IB 교육과 우리 교육의 지향이 일치하는 지점에서 학생의 사고와 탐구를 강조하는 질문 사례나 IB의 내용 선정과 조직 방식 등 우리가 참고할 수 있는 사항에 관한 연구가 지속되기를 기대한다.
批評論文
동아시아사와 세계사, 왜 무엇을 가르치나?-‘농업 패싱’의 교류사를 묻는다-
柳 鏞 泰 … 219
우리는 학교 역사교육에서 왜, 무엇을 가르치는가? 가르치는 내용에 해당하는 ‘무엇’과 목표에 해당하는 ‘왜’의 문제는 상호 긴밀히 연관되어 있다. 이 논문은 이에 관한 학계의 주요 견해를 정리한 후 국가교육과정(2007~2022)에 제시된 동아시아사와 세계사의 목표를 확인하고 내용체계가 그에 부합하게 구성되었는지를 검토하였다.
다섯 가지 목표의 핵심은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이다. 이는 1955년 이래 지속된 오래된 목표이다. 이와 달리 내용체계는 최근 갈수록 ‘농업 패싱’의 교류사 일변도로 개정되어서 동아시아 지역의 특징과 시기별 특징을 균형 있게 이해한다는 목표로부터 더욱 멀어졌다. 이러한 내용체계는 2022년 교육과정에서 추가된 지속가능한 발전에 참여하는 주체성이라는 새로운 목표와도 충돌한다. 동아시아의 전통농업은 식량생산뿐만 아니라 생태보전이라는 역할을 담당하였기 때문이다.
이 같은 교류사의 중시는 시장주의의 확산에 호응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을 선정해 선택과목으로 제공하는 현재의 교육과정 체제는 역사교육을 시장의 논리에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역사교육의 오랜 목표인 역사적 사고력의 함양은 대체 왜 필요하다는 것일까? 내용체계를 생태적 관점을 반영한 도전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재조직할 필요가 있다.
書評
김덕수, 『그들은 로마를 만들었고, 로마는 역사가 되었다』, 21세기북스, 2021
金 七 星 … 257
彙 報